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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진

LG Arts Center Web-Zine. 다양한 공연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현대 피아노 음악의 수호자 피에르 로랑에마르

새로운 문이 려리는 소리

지난 겨울 어느 월요일, 프랑스 피아니스트 피에르 로랑 에마르가 카네기홀 무대에 섰다. 그는 숨이 멎을 듯한 비르투오시티와 우아한 형식미로 가득한 솔로 리사이틀 펼치던 도중, 잠시 멈춰 관객을 향해 프로그램에 약간의 변화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이 날은 미국의 작곡가 엘리엇 카터(Elliot Carter)의 98번째 생일이었고 에마르는 살아있는 거장의 음악이 없다면 자신의 리사이틀도 불완전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적절하게도 카터는 “Catinaires”라는 짧은 토카타를 새롭게 써서 에마르에게 공연 2주 전에 보내주었었고 그날 작곡가 자신도 객석에서 연주를 관람하고 있던 차였다.

에마르는 음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 악보를 2주만에 재빠르게 익혀 지체 없이 깜짝 세계 초연을 선보인 것이다. 곡이 끝나고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지자 에마르는 무대에서 내려와 작곡가가 앉은 객석으로 걸어가 그를 일으켜 세워 관객과 함께 작곡가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는 다시 무대로 돌아와 기존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예상을 깨고 카터의 곡을 다시 연주했다.

바로 이 에피소드는 에마르가 어떤 연주자인지를 잘 보여준다. 49세(2007년 현재)인 그는 이 시대 가장 눈에 띄게 돋보이는 피아니스트 가운데 한 명이며, 방금 세상에 태어난 음악을 위해 자신의 가공할 만한 테크닉과 놀라운 아이디어를 쏟아 부을 때 가장 행복해 보이는 연주자다.

그는 어마어마한 난이도의 프로그램을 완벽한 컨트롤과 흔들림 없는 자세로 소화해낸다. 하지만 그의 쿨 해보이는 모습이 무심한 연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의 연주는 감성과 이성의 소름 돋는 결합(welding)이기에, 젊은 청중들은 극단을 오가는 음악이 만들어내는 예상을 벗어나는 분위기(아우라)에 끌려 그의 리사이틀에 몰려들기도 하고, 베테랑 피아노 애호가들은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해내고 있는 에마르에 때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에마르가 가장 돋보이는 점은 20세기 및 21세기 음악에서 보여주는 그 능수능란함이다. 에마르는 어린 자신을 핵심 그룹 안으로 받아들인 프랑스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보는 듯한 황홀한 화성을 넘치도록 접하며 10대 대부분을 보냈다. 그리하여 그는 자연스럽게 브람스나 베토벤 보다는 현대 음악을 편하게 여기며 성장했다. 오늘날의 여타 피아니스트들과는 달리 낭만주의 피아노 소나타로 구성된 프로그램 사이에 동시대 음악을 한두 곡 ‘끼워 넣음’으로써 현대음악을 “수호”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 작곡된 음악이 그에게는 진정한 예술적 고향인 것이다.

에마르는 서두르지 않으면서 매우 신중한 페이스로 자신의 경력을 쌓아왔다.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나 음악을 사랑하는 가족 환경에서 자랐고 5세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12세에 저명한 피아니스트이자 올리비에 메시앙의 두 번째 부인인 이본느 로리오 클래스에 들어갔고, 어린 에마르는 메시앙 부부를 따라 투어를 다니고 선구적인 메시앙 음악의 초연을 수없이 접하면서, 게다가 때로 메시앙의 작곡 수업에 참여하면서 메시앙 일가의 일원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아직 10대일 때, 에마르는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솔로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게 되지만, 그 대신 19세에 유럽 아방가르드의 거침없는 거물인 피에르 불레즈가 창단한 현대음악의 개척자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의 멤버로 초청받았다. 그는 여기서 거의 20년을 연주하며 불레즈가 지켜보는 가운데 가장 난해한 현대음악을 익히고 온갖 조합의 악기와 온갖 형태의 레코딩 테크놀로지를 경험했다. 이는 젊은 연주자에겐 어마어마하게 풍부한 경험이었을 뿐 아니라, 불레즈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의미하기도 했다. 불레즈는 젊은 에마르와의 만남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30대 후반에 이르자 마침내 에마르는 솔로 커리어를 발전시킬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다. 그는 자신의 방식을 확신하며 음악으로 전달할 메시지가 무엇인지도 알았다. 그는 앙상블을 떠나기로 결심했고 불레즈도 그 결심을 존중했다. “예상하고 있었다고 그에게 말했고 행운을 빌어줬습니다.”라고 불레즈는 말하며 “그는 단체를 떠나 자신의 날개로 날아야 할 때가 되었었죠.”라는 따뜻한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에마르의 현대음악을 따르는 애호가들은 베토벤, 드뷔시, 심지어 모차르트와 같은 수세기 전 거장들의 음악을 면밀히 재해석하는 최근의 그의 모습에 다소 놀라워했을지도 모른다. “보고 들은 것을 단순히 모방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물려받은 유산을 사랑하고 존중한다면 이를 연구하고 변형해서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합니다.”

카네기홀 지하에서의 인터뷰가 계속되면서, 그날 저녁에 있을 헤라클레스 같은 리사이틀 프로그램을 준비하려면 여기서 인터뷰를 멈춰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이날 프로그램의 제목은 “A Study of a Study”였고, 리게티의 에튀드와 함께 메시앙과 같은 현대 작곡가의 에튀드, 전통적인 낭만주의의 리스트, 쇼팽, 라흐마니노프의 에튀드가 포진되어 있었다. 하지만 에마르는 서두르거나 긴장하는 내색이 전혀 없었다. 실상 난이도 높은 프로그램임에도 그는 매우 안정되어 있었다. 불레즈가 이후에 말한 것처럼, “우리 시대의 음악과 하나가 된다면, 매우 예리한 눈으로 과거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에마르는 무대에 섰고 기노미치에 영감 받은 유연한 테크닉을 사용하여 고도의 기교를 요하는 피아노 레퍼토리를 아주 수월하게 해내면서 대륙과 세기를 가로지르며 유희적이면서도 심도 깊은 연결을 촉발시켰다. 이러한 맥락에서 리게티의 에튀드는 이전보다 더욱 대담하게 들렸을 뿐 아니라 음악의 발전과정 속에서 훨씬 안정감이 있었다. 그리고는 에마르는 미리 공지되지 않았던 엘리엇 카터 곡의 세계 초연으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던 것이다. 카터의 곡은 에튀드가 아니기 때문에 본 프로그램과 “딱” 맞는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현존하는 거장 작곡가가 방금 작곡을 마친 이 따끈따끈한 곡을 에마르가 어떻게 뿌리칠 수 있었겠는가? 새로운 문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본 프로그램으로 돌아왔을 때는 리스트와 라흐마니노프, 쇼팽, 심지어 리게티까지도 새로운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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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행동하는 안무가 정영두

그를만나러가자!
정영두는 우리가 살고있는 이땅의 삶과 사람에 관심이 많다.

<제7의 인간>에서는 이주민의 삶을 다루었고, <달지않은 공기>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이번에는 기술이 정말 인간을 행복하게만 했을가? 라는 기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인류 문명에 기술이 미친 영향을 더듬에 보고 삶을 들여다보려한다. 사람에 대한 작은 관심이 인류로 확대되는 순간이다.

정영두는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

그래서 그는 그와 함께 작품을 만드는 무용수들, 스태프들을 항상 채기고 어떻게 하면 그들 자신이 가진 기량을 백퍼센트 발휘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그이 작품은 항상 앙상블이 훌륭하고, 조명과 무대와 안무가 하나로 통하고 있는 느낌을 준다.

사람들은 그의 작품이 사색적이고 철학적이라고많이 평한다.

그렇다면 그의 작품이 재미가 없느냐? 절대 아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사람의 몸을, 움직임을 잘 아는 안무가다. 움직임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자 하는 그의 안무는 언제나 신선하고 독특한 움직임을 만들어 낼 분 아니라 무엇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분명한 쥊의식은 잘품안에서 뚜력하게 드러나며 관객의 마음속 깊은 곳을 터치하고, 공감대를 이끌어 낸다.

2010년 제7의 인간은 여러모로 의미있고 보람된 직업니었다. 공연하는 작품마다 좋은 평가를 받느 안무가이지만 제7의 인간으니 이전 어떤 작품보다도 공연계과 관객들에게많은 관심을 받았고 좋으 ㄴ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좋았다. 무용수들은 3개월을 꼬박 할애하며 몰입했다. 그들은 리허설룸에서의 안무 연습뿐 아니라 매주 이주민들의 삶을 다룬 여러책을 읽고 토론하고 실제 이주민센터를 방문하여 사람들을 마나면서 진정으로 그들을 이해하려 애썼고, 철새의 움직음을 보기 위해 서해안의 철새 서식지를 답사했다.

우리나라 공연계 현실에서 3개월을 다른 작업 안하고 여기에만 몰입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걸 경영두는 원칙으로 삼았고 그러한 작업 과정이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2년후, 우리는 다시 한 번 뭉치기로 했다. 이전보다 더한 확신을 가지고, 특히 3월에 무용수들이 아닌 공연 애호가들과 함께<프로메테우스의 불>이라는 워크샵 공연을 먼저 하면서 주제에 대해 우래 고민하고 숙성시키는 작업을 거쳐 11월 작품을 준비하기로 해싿.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그의 동작은 더 탄탄해지고 표현력은 더 풍부해졌다. 우리는 정영두가 우리 무용계를 대표할 큰 안무가가 될 것을 확신한다. 우리에게도 아크람칸이 빔 반데키부스가 그리고 피나바우쉬가 나오지 말라는 법 없다. 그리고 그의 작품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봐줘야한다. 우리가 먼저 평가하고 격려해 주어야한다. 정영두, 그를 만나러가자!

Q. 무용수들이 자신의 장점의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어떤 방법을 사용하나?

최대한 연습을 많이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최대한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무용수 자신의 인생을 멋어나 안무가의 움직임에 맞추기 위해 뼈와 근육을 다시 맞춰야할 때 부자연스럽고 익수지 않아서 당황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그러지 않도록 노력하고는 있지만 무조건 무용수의 동작에 맞춰 바꾸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조금 더 해보자. 노력해보자"라고 이야기 하고 끊임없이 설득하려고 한다. 힘든 과정을 거쳐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인다, 그것이 안된다고 포기한다면 치욕스러운 일 아닌가. 그래서 춤은 기복적으로 게으르면 추기 어렵다, 계속 인식하지 않으면 동작이 변질되기 쉽다.

Q앞응로 계획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지?

만들고 싶은 작업은 많다. 무용수에게 현정하는 작품, 솔로, 듀엑, 트리오, 콰르텟을 깊에 견구해보고 싶기도한다. 작업하다가 그만 둔 움직임들도 있고, 서 있는 것과 앉아있는것 사이, 걷는것과 뛰는것 아이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고민중이다. 맞춰 안무하고픈 음악들도 많다. 무용극도 해보고 싶다.

Q. 일생에 한번 꼭 하고싶은 작품이 있다면?

사심도 욕심도 없는. 춤만 남고 아무것도 없는 작업을 하고싶다. 의무감으로 되어진 춤이 아니라 유희에 가까운 춤이 아닐까?

Q.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

좋은 작품을 하나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움직임으로 하나의 체계를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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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천재 피아니스트 김선욱

아직절반이 지났을 뿐이다"

Q. 3월에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 시리즈를 시작하여 어느덧 올해 마지막이자 네번째 연주까지 왔다. 그리고 세번의 공연이 매진을 기록하며 많은 관객들이 김선욱의 베토벤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함께 하고 있다. 아직도 진행형이기는 하지만, 한 해를 마치는 소감이 어떠한가?

8회의 공연이 하나의 흐름으로 4회를 지나왔다고해서 큰 의미는 없는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 뿌듯한 건 사실이다. 목요일에 4회차를 마치면 1번부터 16번까지의 소나타가 내 라이브러리에 자리하게됨을 의미하기 때문에 피아니스트로서 뿌듯할 것이다. 지금까지 해오면서 대중적인 곡이 있던 없던 연주마다 최선을 다했고, 다른 공연에 비해 베토벤 전곡 연주는 관객들에 대한 책임감ㄱ뿐 아니라 자신에 대한 커다란 책임감을 느낀다. 그래서 몇 년 전에 비해 확실히 연습량도 많이 졌고 연주자로서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져있다고 생각한다.

Q.지난 9월 공연은 깊이와 여유가 돋보이는 연주였다는 평도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스스로도 여유를 찾아가고 있다고 느끼는가?

전혀아니다. 나는 오히려 진행할수록 더 긴장한다. 연주경험이 많아지면서 무대를 대하는 건 여유가 생기지만, 연주가로서 여전히 좋은 영양분들을 습득하는 과정에 있고 매번 대단히 긴장된다 연주라는 것이 100%의 완성도를 보여주기가 어렵다. 어떤때는 준비를 많이 했는데도 잘 안 될 때가 있고, 어떤 때는 준비한 것에 비해 무대에서 받은 긍정적인 영향으로 좋은 연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 면에서 무대라는 곳이 연주자에게 매우 특별한 곳인 것 같다.

베토벤이라서 더 긴장하게 되는 것도 있는것 같다. 얼마전에 연주한 바르토크 2번 협주곡의 경우 테크닉적인 면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곡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힘들었다. 하지만 음표의 숫자로 따지면 바로크 베토벤보다 월등히 많아도, 음악적 표현에 있어서는 베토벤이 훨씬 더 어렵다고 느낀다. 특히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오면서 더 그렇다. 초기 소나타부터 차례로 짚어오고있는 것이 아니라면, 특정 곡에 대한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 언주할 수도있ㅇ르 것이다. 하지만 나는 베토벤의 창작 과정을 짚어오고있기때문에 그 논리적인 특 안에서 순간적인 감정을 자제한 가운데 효과적인 표현을 찾아야 하기에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Q. 내일 열리는 시리즈의 프로그램은 13번에서 16번까지의 소나타다. 베토벤이 청령을 잃어가는 시련을 거쳐 정신력을 토해 극복하는 시기가 네 곡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네 곡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달라.

곡의 배경을 아는 것은 중요하고 도움을 주지만 연주와 해석자체의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양식에 있어서 초기 곡들의 경우 소나타 형식에 충실했던 곡이 많았던 데 비해, 8번을 기점으로 베토벤은 양삭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들을 많이 했다.

환상곡풍의 소나타라 불리는 13번 14번의 경우 구조로보면 당시에는 매우 신기했을 것이다. 1악장은 환상적인데 비해 13번의 4악장이나 14번 '월광'소나타의 3악장은 소나타 형식에 충실하다. 또한 13번 4악장에서 3악장의 주제가 코다전에 나오기 때문에 3, 4악장을 하나의 악장으로 보기도한다.

피아노 소나타라도 오케스트라의 효과를 시도했던 베토벤이기에 15번 1악장의 경우엔 오케스트라의팀파니처럼 반복되는 저음이 깔려있다. 베토벤은 이처럼 소나타에서도 다양한 오케스트라, 실내악 효과를 내기 위해 여러가지 요소들을 통하하려는 시도가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연주하는 네곡 중에 15번 소나타'전원'이 가장 까다롭다고 느끼는데. 그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흐름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까다롭다. 각곡가 본인이 부여한 제목은 아니지만, '전원'소나타엔 자연에 대한 표현력이 대한해서 연주자로서 소리를 어떻게 내야할지 고민하며 상상력을 발휘하여 표현 해 내야 한다.

Q.이번프로그램중엔 너무도 유명한 "월광"소나타가 있다. "월광"소나타는 2년전 리사이틀에서도 연주했었고, 지난 여름 안드라스리프와의 마스터클래스에서도 공부했었다. 2년저노가 지금 현재, "월광"소나타의 해석에 변화가 있는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인상깊었던 것은 1악장에서 페달기호가 따로 없이 쭉 그어져 한 페달로 가라는 지시가 있다. 오는날의 피나로로 그렇게 연주하면 매우 지저분한 음향이 되고 말 텐데, 지난 여름 시프와 공부하면서 독일 본(Bonn)의 베토벤하우스가 소장한 베토벤 피아노로 연주할 기회가 있었다. 베토벤이 지시한 대로 해도 전혀 지저분하지 않은 그야말로 신기한 음향이 나오면서 그의 지시 사항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과 달라 그 당시 피아노는 5개의 페달이 있었는데, 현재로 채면 우나 코르다(una corda, 현재 그랜드 피아노 왼쪽 소프트 페달)에 해당하는 페달을 밟고 지속 페달을 밟는 것인데, 당시 페달은 지속력이 비교적 짧아서 다양한 화성을 연주해도 지저분해지지 않았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 경험을 통해 현재 피아노로 어떻게 해야할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전에는 마디마다 페달을 밟았다면 지금은 두 마디에 한번씩 페달을 바꿔준다거나 하면서도 지저분해지지 않는 방법을 알게되었다.

Q로열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의 협연, 베를린 필하노믹 단원들과의 실내악, 위그모어홀 데뷔, 안드라스 시프와의 마스터클래스 등으로 한 해 김선욱에겐 기억에 남을 연주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내년엔 베토벤 외에 어떠한 중요한 윤주가 기다리고 있는지를 소개해 달라.

내년에도 중요한 연주들이 많이 있는데, BBC프롬스 데뷔(빈머스 심포니/키릴 카라비츠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협연(발쿠아 지휘), 베를린에서 다시 베를린필 수석 단원들과 실내악 연주를 하고, 베를린 필하모니에 캄머무직잘에서 두차례 독주회를 갖는다. 또 살 플레옐 독주회 2회, 취리히 톤 할레 독주회, 일본 독주회가 있고.. 아 참, 영광스럽게도 베토벤의 생일인 12월 17일(2012년)엔 본의 베토벤하우스에서 독주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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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 프로메테우스의불

무용수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
3.26

11월 공연에 앞서 일반인 참가자들과 함께 만든<먼저생각하는자- 프로메테우스의 불>트라이 아웃 공연이 열렸다. 워크숍을 거쳐 선발된 24명의 일반인 참가자들은 주 3회씩 퇴근 후 무여 땀을 흘렸고, 약 한 달 반 만에 기적같은 공연을 만들어 냈다.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본업이 무용수고 아르바이트로 회사에 다닌다"고 대답하실 정도로 열의에 가득찬 모습으로 우리를 감동시켰다.

6.10

11월 공연에 참가할 전문 무용수를 선발하는 오디션이 열렸다. 약 2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우리는 미라, 주빈, 상미, 강현, 병을을 만나게되었다. 작년부터 함께하기로했던 병준, 지혜, 혜련 등 3명의 무용수화 함께 총 8명, 우리의 설레는 첫 만남이었다.

8.6

첫 연습시작. 어색한 미팅 이후 처음으로 만난 무용수들은 야재동 지하 연습실에서 연습을 시작해싿.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고 ,몸을 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시나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들. 정영두 안무가를 만나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쉽지않다. 아마 다른 무용수들도 마찬가지였으리라.

8.23

연습 3주가 지나 함께하던 한 명의 무용수가 빠지게 되어 우린 7명이 되었다. 속상했다. 모두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반복면습이 계속되며 움직임의 밀도는 점점 높아지고, 서로간의 어색함도 사라지는 듯 하다.

8.24

드디어 기다리던 시파티. 열심히 연습 후 실컷 먹고 많은 얘기도 나누었다. 매일 같은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참 쉽지않은 일이다. 사람이다 보니 매일 감정도 다스려야 하고, 바이오 리듬도 일정하지가 않아 몸상태도 잘 조절해야 하고, 워밍업도 매일 빼놓지 않아야 한다. 그 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불며증, 부상 등등 많으 ㄴ것들과 싸우고있다. 안무가는 몸이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움직임 자체에 들어있는 분위기와 느낌, 표현을 주문한다. 어렵고도 어렵다.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나우었고, 리서치 역시 꾸준히 진행했다. 모두 다 작품 안에 들어와, '진짜'를 만들어 내기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9.26

첫번재 런-쓰루, 모든 스태프가 다 모였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쭉 이어서 춤을 췄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아서 떨리면서도 설렜다. 체력분배를 신경쓰지 않은 탓에 여러 씬을 이어서 하는 무용수들은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다.

10.5~6

주말을 끼고 홍성으로 M.T를 떠났다. 바다 구경 후 류재수 선생님 작업실로 향했다. 혼자서 준비해 놓으신 엄청난 음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비큐 부터 식사까지, 술도 실컷 마시고 장작에 불을 피워 둘러앉아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다. 그렇게 해가 뜨지 직전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10.18

매주 목요일 스태프 전원이 모인 상태에서 런-쓰루를 한다. 조금씩 틀이 보인다. 소품도 하나씩 완성되기 시작하고, 의상도 디자인이 끝난 듯하다. 영상, 조명, 음악도 무용수들과 합을 맞춰가며 만들어지고 있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

10.22

처음으로 LG아트센터 무대에서 연습했다. 스페이싱과 무대감을 익히는 연습, 체력분배를 체크했다. 연습실에서만 하다가 무대로 오니 공간이 두배 정도는 커진듯 했다. 체렷도 두배로 늘려야 하겠구나..

11.1

관객 오픈 리허설이 있는 날이다. 공연장문 중 몇 부분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40여분 정도 리허설을 마치고 관객들의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끝난 후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잘하고 있는 건가. 앞으로 잘 해 낼 수 있을 것 인가. 괜ㄱ객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전달 할 수 있을 것인가....

11.12

짧은 휴식이 끝나고 마지막 1주의 시작. 코앞으로 다가온 공연을 앞두고 마음이 바쁘다. 어수선한 분위기르 다잡기 위해 차분하게 연습을 진행했다. 안무가는 이제 기술적인 요구보다는 늘 서로가 만나길 기대해 온 '춤 그 이상의 무엇'에 대한 믿음을 바라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정말 후회없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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